메멘토 모리

Review 2015. 3. 4. 13:24



줄거리:

  『메멘토 모리』는 6년 만에 어릴 적 살던 동네로 돌아오게 된 김영재. 전학 온 학교에서 우연히 노트 한 권을 줍게 되지만, '김영재'라고 써 있는 노트는 자신의 것이 아닌 누군가의 습작 노트였다. 노트 주인인 소녀가 나타나 습작 소설의 감상을 들려 달라며 귀찮게 굴자 김영재는 그 소설을 인터넷에 올리게 되고, 실수로 보낸 쪽지를 받은 것을 계기로 알게 된 편집팀장에게 소설에 대해 상담하게 된다. 그런데 그 소설은 김영재 주변의 실제 괴담을 다루고 있었는데…….


From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820805


보르자의 노블엔진 데뷔작인 '메멘토 모리' 동안의 전작들과는 다르게 아예 미스테리 소설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사실 기존의 작품들도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의 라이트노벨들과는 거리가 있어, 노블엔진 팝이 처음 발표됐을 때부터 ' 레이블은 보르자 같은 작가를 위한 곳이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으니까요. 저는 보르자의 라이트노벨도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은지라 장르를 바꾸는 썩 반갑지는 않았습니다만…

일단 저는 미스테리 소설 독자가 아닙니다. 미스테리 소설을 좋아하냐 싫어하냐로 나누자면 확실히 좋아하는 편이지만, 독서의 대부분을 라이트노벨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미스테리 계통을 읽을 기회는 많이 없었어요. 히가시노 게이고나 작품 읽은 정도가 다네요. 따라서 지금 제가 쓰는 작품의 평은 어디까지나 라이트노벨 독자의 시선에서 바라봤다는 염두에 두시는 좋을 같습니다.

   

레이블을 바꿔서 (출판사는 같지만) 나온 작품 치고는 기존 작품과의 유사성이 많았던 같아요. 노블엔진 데뷔작인 '노벨 배틀러'에서 사용했던 '현실을 배경으로 소설' '괴담'이라는 소재를 다시 이용합니다. '노벨 배틀러'에서는 위와 같은 소재들이 치밀한 두뇌 싸움을 위해 사용되었다면, '메멘토 모리'에서는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스테리적 요소로써 사용됩니다. 진상은 베일 속에 깊게 가려져 있어 전작보다 훨씬 공포스런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작품 초중반의 몰입력이 상당히 뛰어납니다. 어릴 살던 곳으로 돌아오자마자 사건에 휘말리게 주인공은 우선 너무 바뀌어 버린 동네의 정보를 얻으려 시도합니다. 이렇게 새로운 정보를 얻어 가는 과정에서 사건의 진상이 명확해지기는커녕 점점 갈피가 잡히지 않게 돼요. 독자는 주인공과 함께 '지금 방향으로 가는 맞는 것인가'까지 고민하는 처지에 놓입니다. 진상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은 이야기 내내 제시되나 근거가 확실하게 등장하지 않아 차후 전개를 예상하기가 어렵습니다. 소재들의 특이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셈이죠.

그러나 미스테리 소설 '메멘토 모리' 플롯은 그렇게까지 대단하다고 평하기는 어렵습니다. 억지스러운 내용으로 독자를 질리게 만들지는 않으나 다른 소설들의 플롯과 비교했을 미스테리 소설로서의 복잡성은 평범하거나 약간 부족한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미스테리와 호러의 적절한 조합이 조성하는 분위기는 작품 전반에 녹아들어 있으나 결말에서 넌지시 던져진 이미지와는 이질감이 있어, 일관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아쉽습니다.

   

탐정역에 대한 평은 호불호가 갈릴 듯싶습니다. 현실을 배경으로 소설의 전개를 예측하는 형식으로 추리가 진행되는데, 행위는 실질적으로는 추리를 한다기보다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에 불과하다 보니 민감한 독자들은 작가가 전개에 작위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독자의 입장에서 추리의 비약이 갖는 약점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이 납득한 가능성들은 독자에게도 충분한 설득력을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총체적으로 평가했을 '메멘토 모리' 만들어진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순수하게 미스테리 요소만 놓고 본다면 평범한 작품에 지나지 않았겠지만 작가의 특기를 살려 독특한 맛을 가진 소설로 완성될 수 있었어요. 후반 전개가 늘어지고 통일성이 조금 떨어지는 단점은 있지만 일단 무엇보다도 읽는 내내 재미있었습니다. 부분은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겠네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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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Kal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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